세상에 울상이라니 이건 꼭 봐야해(?) 크흠흠.. 누가 일부러 자르는게 아니면 지금 길이를 유지할테니까요~ 조금더 진행된 후에 이런 이벤트는 어때요? 현장 나갔다가 스킬로 사고 나서 한쪽이 다른 한쪽을 잊는거나 둘 중 한명만 어려진다거나? 능력물에 좀 흔한 이벤트긴 하지만요~
키스가 처음이라는 월희는 이런 강렬한 자극은 처음인지 키스를 하는 내내 살짝 움찔거린다. 거기에 키스가 더욱 진행될수록 몸이 밀착되어와서 그녀의 몸의 굴곡을 전부 내 몸으로 느껴야했고 그 자극은 상상 이상이라서 나는 꿈틀거리는 충동을 겨우 참아내고서 키스를 끝낼수있었다. 몸이 살짝 떨어지고 입술을 손가락으로 닦아줄때 그녀의 혀가 살짝 닿았다가 떨어진다. 여기서 겨우 잡고 있던 끈을 놓칠뻔했지만 다행이었다. 그리고 사랑한다고 속삭이는 말을 하고서 부끄러운지 내 품으로 파고드는걸 어깨를 감싸안아준다.
그녀와 만날때가 되었으니 온거라는 말에 나는 고개를 끄덕인다. 확실히 그게 맞는 말이겠지. 그리고 정말로 그게 맞는 말이라면 그 앞전에 있던 괴로웠던 시간들을 감내할 수 있을것 같았다. 하지만 슬픔은 사라지지 않을 것이고 그냥 나는 정말로 그녀만을 바라보고 살 수 있게 된것일뿐이니까.
- 나도 떨어지기 싫은걸~
볼도 부비고 손도 마주잡고서 마음껏 스킨쉽을 한다. 솔직히 말해서 내가 스킨쉽을 좋아한다고 생각을 해본적은 없는데 유독 그녀와 함께 있으면 이런 스킨쉽이 많아진다. 아무래도 피부가 엄청 좋은거랑 말랑말랑한것도 있는데다가 그녀가 스킨쉽을 좋아했으니 나도 닮아버린것이겠지. 사랑하면 닮는다고 하지 않는가. 내가 먼저 사랑했으니 닮는 것도 내가 먼저일테다. 갑자기 볼이 달아오르는 그녀를 보고 무슨 생각이라도 한걸까 싶었는데 생각이 이어질 겨를도 없이 그녀의 질문이 들려온다.
- 그래그래. 나가서 구경하고 외식도 하자.
그녀와 만나면서 외식이 잦아진것 같기는 했지만 이왕 나가는거 그냥 밖에서 처리하고 오는게 맞다고 생각한다. 나가서 사람들이랑 치대면서 돌아다니다보면 그녀나 나나 빨리 지치기 마련이었고 그런 상황에서 저녁을 해달라고하는게 미안한 것도 있었다. 그녀도 피곤할테니까 배달을 시켜먹거나 외식을 하는게 좋겠지. 요즘 밀키트 같은 것도 보편화가 많이 되어있다던데, 나중에는 한번 그런것도 사서 해보면 괜찮을것 같다.
- 그럼 내일 집에서 점심 먹고 나가서 구경하고 시내 좀 돌아다니다가 저녁 먹고 들어가자. 어때?
내친김에 대략적인 계획까지 세워버린 나는 그녀를 안은채로 몸을 일으켰다. 더 누워있으면 잠들것 같았고 3일밖에 없는 시간인데 잠으로 보내기엔 좀 아까웠기 때문이었다. 입술과 볼에 여러번이고 입맞춤을 해준 나는 헤헤, 하는 웃음을 지으면서 손을 잡는다. 이젠 뭐할까 고민하면서.
처음엔 그녀가 먼저 손을 뻗거나 가까이 하는 때가 많았는데 시간이 조금 지나고 보니 그가 먼저 해오는 스킨쉽이 늘어나있었다. 머리를 말려준 후에 끌어안는다던가 옆에만 있어도 손을 잡는다던가. 그녀가 가벼운 장난으로 그랬었자면 그는 애정으로 해주었다. 정확히 언제부터라고 할 수는 없지만 어느 순간부터 그녀를 어루만질 때마다 그의 얼굴은 웃고 있었다. 그 웃음에 담긴 감정이 동정이 아닌 애정이라는 걸 알고나니 그의 스킨쉽이 더 좋아질 수 밖에 없었다.
그에게 안겨 그와 손을 잡고있던 그녀가 볼을 붉힌 순간, 잠깐이지만 그의 눈빛에 물음표가 뜬게 보였다. 그가 그녀의 홍조에 대해 묻기 전에 말을 먼저 꺼낸게 다행이었다. 만약 물어봤으면 그걸 어떻게 대답하냐구... 아마 대답하다가 머리가 열로 익어버렸을지도 모를 일이다. 그의 관심이 적절하게 돌아가서 다행이라 생각하며 응응, 하고 고개를 끄덕였다.
"나갔다오면 우리 둘 다 피곤하니까~ 먹고 와서 쉬는게 좋겠지?"
주말이라 사람이 아무리 적어도 오가고 구경하는데 엄청나게 치일게 분명했다. 그래도 그와 함께하는 외출은 그것쯤은 감수할 만 했다. 모처럼 맞춘 휴일이고 타이밍 좋게 열린 행사인데 그와 함께 가지 않으면 누구랑 가겠느냔 말이다. 내일도 그녀를 챙겨줄 그를 위해 조금은 짜증을 줄여보자고 생각하며 그와 함께 일어나 앉는다. 여전히 그에게 안긴 채라 자세가 조금 어정쩡해서 잠깐 품에서 나왔다가 그에게 등을 대고 다리 사이에 쏙 자리를 잡았다. 머리 말려준 후에 안겼을 때처럼 말이다. 마주보고 안는 것도 좋지만 그가 온몸으로 감싸주는 듯한 지금도 정말 좋았다. 고개를 살짝 틀어 올리고서 그의 목에 쪽 하는 소리와 함께 입맞춤을 한다. 볼도 몇번 부벼주곤 그의 손을 다시금 꼬옥 쥐고서 재잘거렸다.
"내일 저녁 조금 일찍 먹고 카페 가서 달달한 거 먹고싶어. 원래라면 휴일엔 과자 같은거 쌓아놓고 먹는데~ 세윤이랑 같이 있으니까 그럴 시간도 아까운거 알아?"
그렇다. 원래라면 아까 눈 뜨고부터 지금까지 과자에 아이스크림, 커피에 초콜릿 같은 온갖 군것질거리를 달고 있었을 터였다. 혹자가 보기엔 어떻게 그걸 다 먹냐 싶겠지만 단짠과 냉온의 법칙을 잘만 이용하면 먹는 건 문제가 아니다. 건강이 문제였지. 그가 없었다면 역시나 그렇게 보냈을 휴일을 식후 간식 하나 없이 보내려니 어지간히도 달달한게 땡겼나보다. 말을 꺼내고보니 결국 먹고싶어졌는지 고개를 슥 들어 세윤을 보고 베시시 웃는다. 그러곤 품에서 빠져나가 먼저 침대에서 내려가선 그의 손을 잡고 조금은 애교스럽게 말해본다.
"있지이. 나 세윤이랑 거실에서 아이스크림 먹고싶은데, 응? 과자에 아이스크림 올린거 먹고싶어~ 그거 먹구 이따 저녁도 제대로 먹을게~ 같이 먹자아. 응? ...안 돼?"
두손으로 그의 손 하나를 꼬옥 잡고서 살랑살랑 흔들며 한껏 알랑알랑 하더니 고개를 갸웃, 하는 나름의 기술로 마무리를 친다. 그게 그에게 통할지 어떨지는 모르겠지만 말이다. 아니면 그저 그도 같이 먹었으면 해서 그러는 걸 수도 있었으나, 이유야 무엇이 되었건 허락을 구한 이상 그 뒤는 그의 대답 여부에 달린 건 확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