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박수 주소 - https://url.kr/FSJkQZ <필독!!!!!!> 하나비마츠리 찌르기 관련 내용 situplay>1596242440>604 (빠짐을 선택한 이는 캡틴이 확인하는대로 공지한다.) (만약 빠진 이를 찔러버린 이는 캡틴이 주기적으로 알릴테니 참고하도록 한다.)
코토네는 그다지 표정을 읽는 능력이 뛰어나지도 않았다. 그런 능력을 갖고 있는 것도 아니고, 인간의 감정만큼은 신이 어쩌기 힘든 무언가가 아니던가. 그녀는 넘겨짚었던 걸 미안하게 생각하는지 조금 구슬픈 표정을 지었다.
"앗, 넘겨짚어서 미안해... 그치만 방금 전까지만 하더라도 아이들이랑 잘 놀고 있길래 그만...."
물론 그녀가 넘겨짚었다고만 할 순 없었다. 코토네는 이누네코 파크에 들어오며 분명히 보았다. 켄야가 지척에 가깝게 제 몸을 낮추어, 어린 짐승들에게 제 그림자를 나누어주는 것을. 그러하며 어린 짐승들의 환호와 갈채를 받는 것을. 혹자가 보았노라면 아깽이와 강아지의 신이라고 했을 풍경을. 그녀의 유감이라는 표정 위로 의아함이 스쳐지나간다. 그 지나감은 마치 산비탈에서 굴러내려오는 바위처럼 치명적이었다.
"근데 그럼... 아까 고양이들한테 했던 말은 뭐야? 너희들은 정말 귀엽구나, 라고 했잖아."
그 존재는 어깨를 으쓱였다. 주관적인 평가라는 게, 정말로 받아들이기 나름이라서 독이 될 수도 있고 약이 될 수도 있다. 혹은, 둘 다 아닐 수도 있고. 좋았다고 한다니 적어도 독은 되지 않은 모양이었지. 입에 쓰되 몸에는 좋은 약이라고 보기에도 무리는 있었지만, 어찌됐건 나쁘게 받아들이지 않았으니 된 거다.
그 존재의 질문에 너의 미소가 끊겼다. 그런 너의 모습을 그 존재는 조심스레 눈여겨 보았지. 아 이런, 조금은 예민한 부분이었나 보지? 너의 무덤덤한 대답을 들은 그 존재는, 너와 비슷할 정도로 무덤덤하기 고개를 끄덕였다. 10년이나 했다길래 진로로 삼을 줄 알았지만, 뭔가 사정이 있는 모양이지. 대부분은 이제까지 해온 게 아깝다던가, 그리 느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그런 것쯤은 그 존재에게는 아무래도 좋았어. 몇 년을 해왔던지 결국 최종적으로 직업으로 삼게 되는 것은 다를 때도 있으니.
“그래? 뭐, 오래 했다고 해서 꼭 그걸 진로로 삼아야 하는 건 아니니까. 즐길 수 있다면 된 거겠지.”
아까 바이올린을 켜던 네 모습은, 그 순간을 너무나도 즐기는 것처럼 보였다. 취미든 직업이든, 결국 본인이 현재에 만족하고 즐길 수 있다면 아무래도 좋다.
“응 산책. 방에서만 멍하니 있자니 조금 심심해서. 당신은... 바이올린을 켜러 나온 거야?”
애초에 바이올린을 가지고 나왔으니 산책을 하려다 대뜸 켜고 싶어져서 중간에 연주했다던가, 이런 건 당연히 아니겠지. 알면서도 굳이 질문을 하는 건, 글쎄, 그냥 대화의 흐름이 끊기지 않게끔 하기 위함이 아니었을까.
>>873 저는 그 성격이 레이의 진면목이라 생각합니다 ^^ 어찌보면 정도와 절제를 깨달을 것 처럼 비춰지기도 하고, 다른 면으로 볼 땐 겁이 많나 싶기도 하고.. 후 파면 팔 수록 갓캐입니다 ^^ 아 마자요 저 레이 독백보고 울었잖아요,, '서생님' 하는 울림이 아직도 생생히 들리는 것 같다는 묘사는 진짜... 찌통 그 자체였습니다.. 얘는 현재 해나를 제외하면 상실에 무던해진 상태인데, 레이는 상실에 상처를 입고 스스로를 소거했다는 표현이 맞을까요? 그리구 레이는 현 시점에서도 상실을 두려워하나요? 후,, 우리 서생님 너무 입체적이라 저 따위가 해석하기엔 허들이 너무 높습니다. ㅜㅜ
애초 통하리라고도 생각지 않은 암연黯然한 양에 훤칠하게 커 시원시원한 상대가 크게 반응하는 모습은 의외로 재미있다. 소년은 이 덩치도 제가 원한 것이 아니고 이름도 그리 멋들어지지 않다며 허겁지겁 달래려 드는 토오미츠나미를 보며 명랑하게 소리내어 웃고는, 언제 풀죽어 있었냐는 듯 잿빛 눈에 쾌활한 총기를 띄우고 자세를 고쳐 앉았다.
"어쩐지 보통보다 몹시 크신 모습이다 했는데, 설마 그런 비화가 있었을 줄은 몰랐습니다. 하기는, 그런 것도 본신本身을 사람 모습으로 두지 않은 분께는 더러 있는 일이지요... 위로의 말씀은 몹시 감사한 마음으로 받겠습니다, 혹여 다음에 인간으로 화할 날이 온다면 그 때는 토오미츠나미노........ 가 아니라, 후카미츠 씨의 조언도 참고해서 좀 더 괜찮은 이름으로 내려와 보도록 할게요."
처음에는 어쩌다 바다 재난의 신이 물가에 있나 하여 당황해 걸음을 빨리 한 것이 맞지만, 막상 그 이가 사람들 노는 모습에 별다른 감상이 없는 것을 안데다가 서로 사람 모습의 이름까지 밝힌 참이니 이제는 굳이 가려 놓은 신의 모습을 끌어다 예의 작법을 갖출 필요도 없다. 어느 순간 십대 남자아이 치고는 조금 어른스러운가 싶을 정도의 말투로 표변한 소년이 생글 웃으며 다리를 뻗어 발끝만 풀장에 담그고 가볍게 물장구를 쳤다.
"그래서, 초과근무가 싫은 후카미츠 씨는 어쩌다 여기에? 저야 어제 하루 종일 온천에 담겼다가 이야 이것은 안 될 일이다, 사람 몸으로 이랬다가는 시체 치우겠다 싶어서 오늘은 좀 시원한 곳으로 나와 봤지만요."
아무튼 인간의 몸이란 연약하기도 해서. 온천에 좀 잠겨 있었다고 어질해지던 어제 일을 떠올린 소년이 절레절레 고개를 저었다.
자신의 말이 스스로가 생각해도 어색하다는 것은 스스로도 잘 알고 있었다. 그렇기에 아무 것도 묻지 않고 저렇게 말하는 것은 그로서도 좋은 일이었다. 이미 한 번 저버린 길. 두 번 다시 돌아갈 생각은 없었다. 물론 바이올린을 연주하는 것은 좋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자신이 환영받을 수 없고, 자신이 있을 수 없는 길로 돌아가는 것은 피하고 싶은 일이었다. 자신은, 자신 나름대로 다른 길을 찾고 있었기에. 그것이 뭔지는 자신도 알 수 없었지만. 하지만 아직 시간이 있었기에 그는 천천히 생각해볼 생각이었다. 오로지 자신의 의지로, 신 님의 의지는 조금도 개입되지 않은채로.
"...아. 네. 저기. ...좋잖아요. 여기 분위기. 바이올린 연주하기..좋을 것 같아서."
주변을 둘러보면 여러 종류의 여름꽃들이 여기저기 피어있었고, 길가나 장식물 등에 꽂혀있었다. 얼핏봐도 실력 좋은 사람이 관리하고 있는 커다란 정원 같은 느낌이었기에 이곳이라면 좋을 것이라고 그는 생각했고, 잠시 고민을 하다, 또 다른 이유를 하나 이야기했다.
"...그리고.. 저기. 바보같은 말일지도 모르지만, 저... 그러니까... 식물도 바이올린 소리를 들을 수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러니까.. 그 있잖아요. 음악을 들은 식물은 더 성장을 잘 한다는 말도 있고... 그래서... 저기. 나름대로 이 꽃들을 관객으로 삼았거든요. ...그러니까, 나름의 인사 느낌으로. 그러다가 선배를 보게 된 거고..."
나름대로 정리를 하며 말을 마친 그는 자신의 머리를 가볍게 긁적였다. 그리고 괜히 다른 곳을 바라보면서 말을 이어나갔다.
"...조금 이상하죠? 하지만, 그래도... 저기. 저는 그렇게 생각하거든요."
이어 그는 근처에 있는 작은 꽃 한 송이를 바라보면서 미소를 지었다. 아무렴 어떠랴. 자신은 들을 수 있다고 생각했으니 그걸로 좋았다. 아니면 또 어떠랴. 어차피 연주를 하고 싶은 마음은 변함이 없었기에 문제 될 건 없었다.